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으로 잠 못 이룬 밤이 많았던 올여름. [폭염 기록 포스팅 보기]
엄청난 세력의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효자 태풍 하나 없이 장마가 왔었나. 싶을 정도였죠?
그 아쉬움(?)을 뒤늦게나마 달래주느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는 가을장마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면적이 넓지 않은 우리나라지만 남부 지방에는 폭염, 중부 지방에는 폭우.
이런 국지성 호우는 왜 나타나는걸까요?
국지성호우란?
많은 비가 내리는 호우 +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 = 국지성 호우
국지성 호우란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 호우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특정 지역(5~20km 반경)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태풍이나 강한 저기압에 의해서도 발생을 하지만 주로 소나기처럼 돌발적인 상황으로 자주 나타나며, 한 시간 이내 30mm 이상(비가 오면 운전 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정도)의 강한 비가 집중될 때 국지성 호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도 주기적으로 찬 공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지상 기온이 많이 오를 때 영하 12도 이하의 찬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대기 불안정이 형성되어 구름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대기 불안정으로 만들어지는 국지성 호우는 특히 하루 중 어느 때든 내릴 수 있어서 새벽일 경우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수도권의 연 강수량이 108mm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74mm가 국지성 호우 때문이고, 발생 빈도도 30% 이상 증가했는데 전 세계적인 추세인 지구온난화가 주된 원인입니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 온도가 0.7℃ 상승했는데 그만큼 대기 수증기량도 증가해서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게 됩니다.
국지성호우와 낙뢰(번개)
국지성 호우와 함께 자주 동반되는 게 바로 낙뢰(번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3만 3천 건의 낙뢰가 발생했는데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천둥 번개가...)
대기 불안정 구름 속에 강수 물방울들이 부딪치면서 마찰에 의한 전기가 만들어지면서 양전기는 구름 위로, 음전기는 아래로 이동하게 되는데 지상에서는 양전기가 방출되면서 구름 하층부의 음전기와 만나 벼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낙뢰 발생 빈도 또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80년대에는 12.1일, 90년대에는 14일이었지만, 2000년대는 17.4일까지 증가했네요.
<낙뢰 시 주의사항>
1. 야외에서는 자세를 낮추고 금속을 피하라
2. 야외보다는 차 안이 안전하다 (시동 OFF)
3. 집안에서는 전기제품 사용 금물
국지성호우 예측
예보 없이 오는 국지성 호우를 게릴라성 호우라고 부르기도 하죠?
현재 예보 기술로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예측은 가능하지만 한두 시간, 심지어 몇 분 안에 발생부터 소멸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제, 얼마만큼, 어디에 오는지는 힘든 상황입니다.
기상청이 구라청이란 오명을 듣는데 국지성 호우도 한몫(?) 하고 있죠?
기상청이냐? 기상중계청이냐? 중계도 제대로 못하냐?
기상청 야유회 날에도 비가 온다.
등의 비난이 많죠.
일기예보할 때 국지성 호우의 가능성이 보이면 대체로 광범위하게 예보를 하다 보니 계곡이나 저지대가 침수되는 예상치 못했던 피해를 입게 됩니다.
성질이 다른 공기가 부딪히면서 그 대치점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여러 날 비가 내렸고.
이렇게 전선면에서 내리는 비는 국지적으로 매우 좁게 내리기 때문에 언제, 어느 곳에서, 얼마큼 내릴지 정확히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김승배 /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국지성 호우 피해의 대표적 사례인 2011년 7월 27일 오전에 시간당 130mm 이상의 폭우로 인해 16명이 사망했던 우면산 산사태 기억나시죠?
이 날은 춘천의 펜션도 매몰되는 등 하루 만에 사망 57명, 실종 12명, 25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었습니다. 2014년 8월 25일에는 고리원전 2호기가 일시정지 되고, 창원 시내버스가 침수 되는 일도 있었고요.
집중 호우로 가장 큰 피해 사례는 지리산에서 98년 7월 31일부터 8월 1일 사이 시간당 145mm의 비가 쏟아지면서 342명이 사망하고 1조 25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지성호우 예방법
1.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지를 파악하라 (수해 상습 지역 확인, 대피소 파악)
2. 하수구와 담을 확인하라 (오래된 축대, 담 보수공사)
3. 국지성 호우다 싶을 땐 꼭 대피하라 (특히 휴가철 피서지)
한편 늦은 여름에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 계속되니 가을 장마 얘기가 나오죠?
26일 남부 지방부터 시작해서 31일 현재까지도 비가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서술해 드린 것처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가 여름 장마보다 강하기 때문에 대기 불안정이 강력하게 만들어지고 국지성 폭우를 쏟아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는 40년째 예보관 생활을 하고 있는 전문가조차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나마 이번 가을장마는 주말에 끝난다고 하니 한 번도 속고, 두 번도 속는 예보를 믿어봐야겠죠?
사상 최악의 폭염이었던 8월을 가을장마로 끝내고 9월부터는 가을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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