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참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6월 24일 마지막 포스팅이었으니 한달반이 넘었네요..
그동안 민이네 가족의 소식이 없나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포스트의 제목처럼 민이네 가족에 새식구가 생겼습니다.
정말 쉽지 않았지만 이젠 여러분들께 사진도 보여드리며 축하받아야겠네요..
그럼 힘들었던 민이네 가족 새식구 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011년 6월 28일 화요일..
민이 엄마가 32주 되는날 진료가 예약된 동산병원을 갔습니다.
병원이 집에서 꽤 떨어진 곳이지만 2004년부터 민이 엄마를 돌봐 주시는 교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임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후로 집에서 가까운 여성전문병원을 다닐것이냐,
임신중독증의 증상이 있었던 민이 엄마에게 아무래도 큰 병원이 좋고,
집에서 멀지만산모를 잘 알고 있는 교수님이 계신 동산병원이냐를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한겁니다.
임신중독증(pre-eclampsia) 이란? Click
임신 확인 후 교수님께서 항상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셨고 일반 산모들보다 진료 횟수도 더 많았으며,
30주가 넘어가면서부터 한번씩 높아지던 혈압이 6월 25일엔 응급실이라도 가야할만한 수치가 나오는
사태가 되고 말았습니다.(수축기 160, 확장기100 이상)
주말에 응급 분만장으로 갈까 하다가 어차피 화요일에 진료가 예약 되어 있는 상황이고
담당 교수님도 안계실거 같아서 이틀동안 혈압 체크를 계속 했지만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외래진료가면 입원하라고 하실 확률이 100%라 생각하고 화요일 외래갈때 입원준비 해서
교수님을 만났는데 역시 예상대로
"오늘 입원하자. 때가 된거 같다"
하시더군요..
그렇게 해서 시작된 민이 엄마의 입원생활이 한달이 되어가고,
교수님께서 36주가 되는 7월의 마지막주에 재왕절게 수술을 말씀하셨고 27일 수요일로 날짜를 정했습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7월25일 월요일 밤에 민이 아빠가병실에서 나오면서
낼 퇴근하고 올께~ 진료 잘 받고 있어~
인사를 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아침일찍 초음파 검사가 예약되어 있어서 서둘러 아침을 먹고 준비하던 민이엄마..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간호사 불러서 얘기하라고 하며 아빠는 회사로 출근했지요..
업무준비를 하며 잠시 자리 비운 5분여 사이에 부재중전화가 3통이 와 있었습니다.
2통은 민이 엄마 전화였으며, 1통은 25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병원인걸 예상하고
부리나케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여보세요~"
민이 엄마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담당 의사라고 밝힌 여자의 목소리...
"지금 산모가 갑자기 응급상황이 발생을 해서 수술을 들어가야 하는데 보호자가....."
"네?네? 뭐라구요?"
"보호자분 잘 들으세요. 지금부터 수술동의를 전화상으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본 수술은....
....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통증완화를 위하여....... 투약하며......
이 모든것에 동의하시겠습니까?"
"네네.. 알겠습니다"
오전 9시 17분이었습니다.
이때 이미민이 아빠 몸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겨우겨우 교통신호만 지켜가며 병원에 도착 후 주차장이 아닌곳에 차를 버려두곤 분만장으로 달렸습니다.
9시40분.
도착하자마자 어떻게 된 상황인지 누굴 찾아서 물을려고 하는 그 순간 수술실에서 올라온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간호사가 민이 엄마의 보호자를 찾더군요..
1분.. 아니 30초만 늦게 도착했어도 민이 동생을 보지 못할뻔 했는데 저 앞을 스쳐지나가며
간호사쌤과의 짧은 대화..
"9시31분에 2.1kg으로 태어난 남자애깁니다. 지금은 애기가 응급상황인데 자세한건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실겁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세요"
"저기저기... 산모는요?"
"회복실에서 좀 있다가 올라오실겁니다"
그러곤 얼마 있지 않아산부인과 의사쌤이 보호자를 찾는다.
좀전에 수술 동의를 받던 그 쌤이란다..
나중에 들었는 상황까지 같이 서술하면 산모와 애기의 상태는 이러했다.
임신중독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중의 하나인 태반조기박리로 인해 자궁내 출혈이 심하고
10분 이상 지체 시 산모와 태아 모두 장담할 수 없는 응급상태였고,
수술방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응급했던터라 다른 수술을 미루고 겨우 수술을 시행했으며,
이미 수술방으로 갈때부터 태아의 심박동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제왕절개 수술 특성상 10분도 안되서 태아가 나올 수 있었지만 출생당시 호흡이 가빠서
울지도 않은 상태여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으며,
신생아실 중환자용 인큐베이터로 입원해서 검사하며 추이를 살펴봐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출생당시 호흡이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 MRI촬영을 해봐야 하겠지만
뇌손상이 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지능장애아동이 되기도 한다.
그나마 병동에 입원을 해 있었고 이날따라 담당교수님이 분만실 아랫층에서 외래진료를
보고 계셨기에 즉각적인 응대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약 집에 있을때 이런 증상이 발생했으면
병원으로 오는 구급차 안에서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할뻔 했다는 극한 상황이다.
산모는 1시간쯤 뒤에 회복실에서 나오며,
상태에 따라 일반병실이냐산모집중관리실이냐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태반조기박리(placental abruption)란? Click!!
또 그렇게 기다리길 한시간..
11시 15분. 민이 엄마가 수술실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나온다.
의사와 간호사가 몇마디 나누더니 일반병실로 가라고 하더군요.
"마취가 깨는 동안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절대안정과 금식입니다. 오늘은 아마 계속 주무실겁니다"
산모가 괜찮다는 말에 일단 안심한 뒤 1일 1회로 정해진 입원애기의 면회시간인 5시반까지
민이 엄마의 자는 모습만 봐야 했습니다.
면회시간이 되었고.. 처음으로 애기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의사쌤 말대로링거와 호흡기를 꼽고 가쁜 숨을 쉬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
면회 후 소아과 의사쌤과 면담을 했습니다.
며칠 지켜봐야 할 상황이고 MRI 촬영은 퇴원이 결정되면 진행하며
지금 촬영하지 않는 이유는 애기의 컨디션이 퇴원할만큼 괜찮아져야 검사가 가능하며,
만약 검사결과가 나쁘더라도 병원에선 치료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니
퇴원하면 된다는 얘길 전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출산 후 둘째 날..
아무리 제왕절개 수술을 했지만 수술 후 24시간이 경과 했으면 산모가 회복하는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민이엄마는 이상하게도 어지럽다는 말만 하며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인가 싶었는데 몇시간째 차도가 없자 16시경 다시 분만실로 들어갔습니다.
몇가지 검사를 하더니 의사가
"현재 지금 산모의 상태는 과다출혈로 인해 혈액수치가 정상수치의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라서수혈을 해야 하는데
쇄골정맥을 통해 시행하며, 위험한 시술인 관계로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쇄골정맥 수혈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은 .... 이며 합병증으로 ..... 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의사들은 어떻게든 의료과실사고에 발뺌하고자 동의서에 정말 극한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수혈을 해 보고 상황이 나아지면 일반 병실로 보내준다고 하며
면회시간은 3시간마다 한번씩 10분씩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애기는 하루에 한번, 엄마는 3시간에 한번.
나머지 시간은기다림이 전부였습니다.
생후 이틀째 애기의 모습입니다.
기특하게도이녀석이 자가호흡을 시작해서 산소호흡기는 탈착한 상태이지만
손에 달아놓은 링거줄을 자꾸 뺄려고 해서 머리에 다시 꽂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놓은 모습입니다.
첫날에 금식이었던 애기도 둘째날부터는 3cc의 분유를 하루에 8번 먹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5cc, 10cc로
늘리겠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출산 후 셋째날..
수혈을 받고 나니 민이 엄마의 상태는 많이 좋아지는가 싶었는데
어지럼증도 덜하고 이틀간 금식이 끝나고 미음부터 나오기 시작했지만전혀 먹질 못하겠다 합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과다출혈로 인한 혈액부족상태를 지났고, 수혈을 통해 혈액상태가 정상이 되는
그 기간동안 신장이기능을 잃어버려서 소변량이 급격이 줄어드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과 의료진을 통해 신장초음파도 봤지만 다행히 완전히 망가진게 아니라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겠고 그동안 이뇨제를 투여하며 신장기능 정상화를 위한 다른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출산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애기는 혼자서 잘 싸우며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중환자 신생아용 인큐베이터에서도 나와서 일반 인큐베이터에 있는 모습입니다.
신생아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황달 증세가 보여서 치료중인 모습입니다.
심하진 않았지만 출생당시 상황이 워낙 안좋았던터라 증세가 나타나는 즉시 치료를 시작했죠.
출산 후 5일째 되는 31일밤..
산모 신장기능 수치도 안정화가 되고 담당 교수님께서 분만장에 있으면 멀쩡하던 사람들도 스트레스로 힘들다며
이젠 일반병실로 가도 된다는 얘길 하셨다는 애기 엄마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나가고 싶었으면 보호자도 없었던 밤 11시가 넘는 시간에 일반병실로 나간다고... ^^
(분만실엔 밤낮 가리지 않고 자연분만 하러 오는 산모들 때문에 생지옥이 따로 없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출산 후에 분만실에 5일동안 있었던 산모는 민이 엄마가 처음이었답니다.
덕분에(?) 모든 의료진이 다 알게 되는 유명(?) 환자가 되었구요..
출산 후 6일째 되던 날엔 이뇨제 과다투여로 고생하기도 했고,
일반 병실로 나오고는 밤에 잠은 잘 잤지만음식 섭취가힘든 상황에서
7일째 되는 날엔 먹어야 기운을 차린다고 죽도 못먹겠다는 엄마를 밥을 줬다가 복통으로또한번 고생하는 동안
애기는 황달치료가 끝나고 분유도 40cc 먹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8일째 되던 8월 3일..
농담삼아 애기 엄마한테 했던 "애기는 퇴원하라 할때 당신은 아직 회복 못하면 어떻할려구?"
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아과 병동에서 애기를 퇴원시키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MRI결과는?
정말 천지신명님께서 도와주셨나봅니다. 검사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루하루 건강해 지고 있는 애기를 보고 제발 MRI만 문제 없으라고 얼마나 기도했는지...
이 당시 빠르면 주말이라던 애기 엄마의 퇴원 일정과 함께 퇴원시키기 위해 애기를 며칠동안만
더 신생아실에 있으면 안되냐고 했었는데 정상인 애기를 왜 아픈 애기들과 함께 둘려고 하냐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애기만 먼저 퇴원시키게 되는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후 9일째가 되던 8월 4일 목요일..
애기는 퇴원을 합니다.
엄마는 병실에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비상이 걸린건 할머니였습니다.
황금동 할머니, 부산 할머니 모두 오셔서 밤잠 못 주무시며 새벽까지 분유주고, 목욕시키고, 기저귀갈고..
엄마가 병원에서 마음이 편할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집에 온 애기는 천사의 얼굴로 잠들어 있네요..
담당교수님께 퇴원하면 안되냐고 계속 묻고,
결국 애기 퇴원 다음날인 5일 금요일에퇴원오더는 나와 있는 상태에서 최종 혈액검사 결과치가
이상이 없을시 집에 보내주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우려할만한 수치가 나오지 않아 퇴원이 결정되었고,
6월 28일부터 이어오던 딱 40일간, 출산한지 열흘째 되는 8월 5일 금요일.
입원생활을 끝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기는 작게 나아서 크게 키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비록 2.1kg으로 출산해서 퇴원당시 2.01kg였던민이 동생녀석..
출산을 했어도 주위에 알리지도 못했지만 이젠 여러분들께 모두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힘들게 둘째를 얻었습니다.
아들만 둘이라 아빠의 책임감이 몇곱절이 되었네요.. ^^;
다음 포스트부턴 집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민이 동생의 사진을 공개해 드립니다..
東 동녘 동, 旭 빛날 욱
이동욱.
민이네 가족의 새식구로 와줘서 너무 고맙고..
힘든역경 이겨내느라 너무 대견한 녀석..
항상 남을 배려하며 세상에 빛날 수 있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길 바란다..
2011년 8월의 열여섯번째날에.. 너의 아빠가..
Thanks For.
동산의료원 부인과 조치흠 교수님, 부인과 신소진 교수님 이하 의료진.
여러모로 걱정해준 사무실 식구들.
소식듣고 많이 격려해준 지인들.
양가부모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민이,욱이 엄마.. 너무 고생했어요.. ♡
:: 출산일기 ::
(김광섭 作)
아기가 들어와
얼굴로 하늘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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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나도 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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